2007년 06월 29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作 <피에타>
나는 그리스도교를 애증이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직접 겪거나 여러 매체를 통해 접했던 '집단'으로서의 그리스도교, 그 수많은 선행과 자비와 음모와 압제의 역사, 그리고 그 태동이 되었던 예수 그리스도 '개인'을 다르게 느끼기 때문이다.
20대 중반에 들어서기까지 내게 다가온 그리스도교 집단으로서의 이미지는 '강요'였다.
[다빈치 코드]스러운 음모론도 한 역할 하긴 했지만 그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다. 뭔가가 뿌리는 빛이 눈부시다면 딱 그만큼의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니까. 그리스도교에 대한 내 느낌은 내가 직접 겪어서 얻은 바가 크다.
그들은 언제나 강요했다. 국민학교에 다니던 나를 길에서 붙잡으며 일요일날 아침에 한번 나와보라고 강요했고, 우연히 한 번 찾아간 후에는 왜 또 오지 않느냐며 한 달 내내 전화를 했다. 중학교 때 집에서 15분 거리였던 미션스쿨에 진학하자 일주일에 한 번씩 예배를 드려야 했다. 불교를 믿어서 예배시간에 참석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한 친구는 처벌을 당했고, 일주일에 한 시간씩 성경을 배웠다. 고등학교는 뺑뺑이 돌려서 또 미션스쿨에 갔다. 중학교 3년의 반복이었다. 대학교에 진학하자 자취를 시작했다. 학교 주위에선 전단지에 사탕을 붙여 나눠주며 참회를 하라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고 역전은 늘 빵빵한 스피커에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들로 넘쳤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사하니 근처에는 독실한 기독교도인 친척 일가가 살고 있었다. 만날 때마다 교회 웹사이트를 열어서 신앙에 관련된 문서를 읽게 했고, 왜 믿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를 대야 했다.
너무 오래 겪다 보니 지긋지긋하다는 감정보다 내맘대로 하겠다는데 왜 가만 못내버려두고 저리 안달일까 하는 궁금증이 더 강해질 정도다. 혹시 그리스도교가 국교였던 중세시대의 유럽을 그리워하는 건 아닐까? 이교도는 그냥 처형할 수도 있잖아. 흠! 이건 농담이고.
그러나 그 시조인 인물에 대해서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예수 그리스도.



영화 초입,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가 잡혀가는 부분.
그는 이 때 자신을 잡으러 온 병사 중 한 명이 귀를 잘리는 부상을 입고 쓰러지자
아무 말 없이 병사의 상처를 살피고 몸을 숙여 떨어진 귀를 주워서 붙여준다.
그리고는 곧 다시 일어서며 병사들과 싸우고 있던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칼을 버려라"

어쩌면 영화는 운명을 알면서도 거스르려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닐까? 자신을 죽이라고 소리치는 군중을 바라보며 눈물흘리는 예수와, 그런 예수를 보며 눈물짓는 마리아처럼, 나도 슬펐다. 큰 힘의 희생자... 잘잘못에 대한 진실과는 상관없이 그저 지배에 방해되기에 죽어야 하는 희생. 그리고 기꺼이 죽으려 하는 고통.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슬픔이 깊이 다가온다. 끝없이 이해하려하는 그런 감정들...
막 써내려간 감상을 끝내기 전에,
다른 평들은 어떤가하여 여러 글들을 읽어보았다. 많이들 알다시피 호오가 분명하게 갈리는데 혹평한 쪽에서는 대개 고문장면을 문제삼더라. 귀신 나오는 스릴러는 봐도 피나오는 고어는 못보는데다 주사기도 싫어하는 내 입장에서도 정말 문제삼고 싶지만!! 그런 장면들 대개 통통 건너뛰면서 봤다는 거~ ㅡ,.ㅡ; 십자가에 못박히는 장면은 아예 보지도 않았(...) 도저히 눈뜨고 볼 수가 없어서;; 뭐 나야 그런 장면이 나온다는걸 알면서도 봤으니까 도를 지나친 잔인함에 대해선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 음.;; 사실 영화에 잔인한 장면넣는거 정말 싫어하지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뭔가 쫌 그거랑은 다른 거 같아. 의도가. 다큐멘터리스러운 분위기에 그냥 넘어간다고 해야 하나.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사실적이다 보니, 그런 일들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앞뒤도 맞고.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너무 많이 접해서, 어느새 익숙하다 못해 무관심해져 버렸던 한 성인에 대해서.
그는 이 때 자신을 잡으러 온 병사 중 한 명이 귀를 잘리는 부상을 입고 쓰러지자
아무 말 없이 병사의 상처를 살피고 몸을 숙여 떨어진 귀를 주워서 붙여준다.
그리고는 곧 다시 일어서며 병사들과 싸우고 있던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칼을 버려라"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사실적이다. 누가 예수를 핍박했고 제작 과정에서 연출자가 유태인으로부터 무슨 압박을 받았는가에 관한 모든 정치적 고려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예수 한 사람에 집중할 때, 그의 진지한 신념과 굽히지 않는 태도에서 오는 감동이 사실적이다. 그는 진실로 위대한 인물이었다는 내 안의 느낌이 사실적이다.
그가 세운 종교가 이후 어떻게 되었든간에 그는 정말로 존경받을만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좋고 나쁘고를 떠나 후대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성경이 어떻게 지어졌고 어떤 과정으로 우상시되었든 그건 상관이 없다. 나는 그리스도교를 믿지 않지만, 내 앞에 그가 나타난다면 언제든 망설임없이 그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예수를 진심으로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사상과 말에 충실했고 이웃을 사랑했으며 타인의 시각을 존중했다. 전해지는 바로밖에 알 수 없지만, 그의 삶은 진실로 고아하고 성스러운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그리스도 교인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물론 영화의 대부분을 메우는 지독한 고문 장면은 교인이 아니라면 더이상 참고 볼 수가 없을 만큼 참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만한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는 영화다. 다소 격렬한 방식으로 예수의 마지막 날을 담담하게 비춰낸 이 영화는 아무것도 '강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예수 본인처럼.

그가 세운 종교가 이후 어떻게 되었든간에 그는 정말로 존경받을만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좋고 나쁘고를 떠나 후대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성경이 어떻게 지어졌고 어떤 과정으로 우상시되었든 그건 상관이 없다. 나는 그리스도교를 믿지 않지만, 내 앞에 그가 나타난다면 언제든 망설임없이 그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예수를 진심으로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사상과 말에 충실했고 이웃을 사랑했으며 타인의 시각을 존중했다. 전해지는 바로밖에 알 수 없지만, 그의 삶은 진실로 고아하고 성스러운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그리스도 교인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물론 영화의 대부분을 메우는 지독한 고문 장면은 교인이 아니라면 더이상 참고 볼 수가 없을 만큼 참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만한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는 영화다. 다소 격렬한 방식으로 예수의 마지막 날을 담담하게 비춰낸 이 영화는 아무것도 '강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예수 본인처럼.


어쩌면 영화는 운명을 알면서도 거스르려 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닐까? 자신을 죽이라고 소리치는 군중을 바라보며 눈물흘리는 예수와, 그런 예수를 보며 눈물짓는 마리아처럼, 나도 슬펐다. 큰 힘의 희생자... 잘잘못에 대한 진실과는 상관없이 그저 지배에 방해되기에 죽어야 하는 희생. 그리고 기꺼이 죽으려 하는 고통.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슬픔이 깊이 다가온다. 끝없이 이해하려하는 그런 감정들...
막 써내려간 감상을 끝내기 전에,
다른 평들은 어떤가하여 여러 글들을 읽어보았다. 많이들 알다시피 호오가 분명하게 갈리는데 혹평한 쪽에서는 대개 고문장면을 문제삼더라. 귀신 나오는 스릴러는 봐도 피나오는 고어는 못보는데다 주사기도 싫어하는 내 입장에서도 정말 문제삼고 싶지만!! 그런 장면들 대개 통통 건너뛰면서 봤다는 거~ ㅡ,.ㅡ; 십자가에 못박히는 장면은 아예 보지도 않았(...) 도저히 눈뜨고 볼 수가 없어서;; 뭐 나야 그런 장면이 나온다는걸 알면서도 봤으니까 도를 지나친 잔인함에 대해선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 음.;; 사실 영화에 잔인한 장면넣는거 정말 싫어하지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뭔가 쫌 그거랑은 다른 거 같아. 의도가. 다큐멘터리스러운 분위기에 그냥 넘어간다고 해야 하나.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사실적이다 보니, 그런 일들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앞뒤도 맞고.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너무 많이 접해서, 어느새 익숙하다 못해 무관심해져 버렸던 한 성인에 대해서.
# by | 2007/06/29 00:37 | 영화 감상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