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제대로 먹었음

친척상이 있었다.

해서 하루종일 일 돕고 장례식장에서 대충 새우잠 자고, 장지갔던 다음날 너댓시간 정도 땡볕 아래 서 있다가 들어왔는데 완전히 녹아웃으로 뻗어버렸다.

두 시간 걸려서 버스/전철 타고 집까지 돌아오는데 생전 안하던 멀미가 나더니 눈 앞이 깜깜해지면서 별이 보이는게... 말 그대로 걸어갈 힘이 없어 의자에 앉아 헥헥거리는데 옆에서 의지의 울 언니 "집에 가서 쉬자, 좀만 참아" 채근하는거에 간신히 집까지 왔다. 집에 오자마자 몸에 걸쳤던거 다 바닥에 뿌려놓고는 그대로 이불 위로 쓰러지고. 웬만하면 외출복도 털어서 옷걸이에 걸고 청소기도 한번 돌리고 하는데 도저히 그럴 기운이 없었다.

손가락 하나 들어올릴 힘도 없는데 와, 나 예전에 48시간 밤샘할 때도 이런적은 없었는데. 밤샘하면서 묘하게 머리가 맑아지는게 두려워서 억지로 잠자리에 들어 20시간 잔적은 있다.

뭣보다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이 정도 강도의 일을 안해본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넉다운되기는 난생 처음이라. 왜 이런걸까 생각을 했는데 이건 아무래도 '더위 먹은거' 같다.

확실하다. 폭염주의보가 내리는 한여름 땡볕을 내가 좀 많이 무시했나연 ㅈㅅ 흰 수건을 뒤집어썼다고는 하지만 그 아래 에누리없이 다섯 시간을 서 있었으니(근처에 그늘도 없었음) 그 때 당시엔 별 느낌 없었는데 그게 이런 결과로 나타난것 같다. 오호. 난 더위 먹는다는걸 처음 경험해본다. 이런 거구나 덜덜 이거뭐 냉방병보다 더 심한듯. 무슨 낙지마냥 팔다리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는데 이건 솜에 물먹었다는 느낌보다 더하다.

결국 집에 도착한 그 날 오후 네 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내리 자고 나서야 어느 정도 컨디션 돌아왔다. 밥도 안먹고 꼬박 잤는데도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밥 배불리 잘먹은 그 전날보다 기운이 나는걸 보고 의아한 느낌이 들었지만 뭐. ㅋ 역시 아직은 튼튼하구나 하루면 낫는게.


결론은 열허분 폭염을 우습게 보면 안돼요
저처럼 된답미다 땡볕 아래 거니는건 삼가하시라능(...)


by JoysTiq | 2008/08/12 04:48 | 부담제로 잡담만찬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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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8/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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